국내 학술논문의 디지털화에 인생을 건 사람이 있다. 한국학술정보 채종준 사장(41)이 그 주인공이다. 채 사장의 대표작은
학술전문포털사이트(
www.kstudy.com)다.
지난 10월 가동을 시작했다. "현재는 150개 대학도서관내 PC에서만 논문의 본문검색이 가능하다. 일반인들이
개인 PC에서 논문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내년 3월부터다. 종류에 관계없이 다운로드 받는데 논문 1건당 2000원을
받을 것" 이라고 그는 말한다.
의학학술정보를 제공하는 메드존(Medzone.co.kr)도 완성했다.하지만 개봉하지 않았다. 유사사이트가 많아 오픈
시기는 늦추고 있다. 그 밖에 멀티미디어, 사이버 강의, 웹호스팅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그는 올해 동북아 지역 학술을 디지털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사업에 올 예상이익이 20억원을 앞당겨 투자했다. 올 초
미국 하버드대 전자도서관에 한국사 논문DB를 추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그는 학술DB사업을 하기 전 외국 원서를 복사해 판매하는 일을 했다.
88년 가을 하던일을 그만두고 학술정보화 사업을 구상했다. 저작권법이 생겨 자신이 해오던 일이 불법이 됐기 때문이다.
93년 그는 홀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집을 저당잡혀 사업자금을 마련하고 3~4시간밖에 못 잘 정도록 사업에 몰두했다.
당시는 컴퓨터가 확산되기 전이었다. 여러 컴퓨터 전시회를 돌며 자신이 구상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줄 사람을 찾아다녔다.
채 사장은 "고등학교 학력에 컴맹이었다.
하지만 학술 정보 DB를 디지털화하기 위해 프로그래머를 찾아 다녔다. 컴퓨터를 사서 혼자 공부했다"고 회고한다. 그가
넘어야 할 산은 또 있었다. 학회와 저작권 계약의 문제다. 인터넷에 논문 내용을 공개하려면 저작자에게 저작권과 전송권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학회 측은 향후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시기상조"라고 거절하기 일쑤였다. 한편으로는
돈이 안되는 학술DB사업하다가 망할까봐 오히려 걱정해 줬다. 설득하는데 1년 걸리는 곳도 있었다" 고 전한다.
그와 저작권 계약을 맺은 첫 학회는 한국식품과학회다. "판매금액의 15%를 1년 정산할 때 지불하기로 했다. 지불방식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다"고 설명한다. 96년 들어서야 회사법인 등록을 했다. 그해 10월 처음으로 학술DB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97년부터 정보화 바람이 불어 판매 물꼬가 터졌다. 지금까지 1200여 학회 가운데 950곳과 계약을 맺었다.
학술DB는 150개 대학과 공공도서관에 팔고 있다. "96년 1억5000만원 매출을 올렸다. 97년에는 매출이 8배 증가했다.
8억원 매출을 올린 것이다.
하지만 99년 들어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길수 있었다"며 그동안 겪었던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매년 매출액의 50% 정도
순이익이 남는 장사다. 올해는 매출액 35억원 중 예상 순이익 20억원을 신규투자했다. 때문에 작년보다 순이익이 훨씬
적을 것" 이라고 밝힌다. 올 1월 한라건설 임원으로 있던 형(채종록)이 합류했다. 혼자 기획, 마케팅, 시장개척, 영업하면서
회사를 이끌던 채 사장은 형의 합류 이후 사업에 더 큰 의욕을 보인다.
지난 10월까지 한국학술정보 논문DB 이용자는 1000만명에 이른다. 내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한다면 이용자는
훨씬 증가할 것으로 믿고 있다. 채 사장은 개인 이익을 따지기에 앞서 사업가치를 우선시 했다. "학술논문의 디지털화가
이뤄질 것을 확신했다. 예상대로 디지털시대가 왔다." (031-908-3181)
약력 59년 전남 담양 78년 서울 숭문고 86년 복사판 업체 외판원 96년 예주이미지(옛 한국학술정보) 설립 98~ 현재 한국학술정보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