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인쇄로 불황 뚫는다(상)]출판산업 위기, 디지털 인쇄가 해답

재고관리 용이…출판 다변화 방안 제시 

- 디지털데일리 2007년 09월 06일 -

출판시장이 불황이란 얘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책의 경우 한 번 인쇄할 때 최소 3000부 정도를 찍는다. 판매 상황에 따라 2쇄, 3쇄 인쇄가 결정되고 팔리지 않은 책은 고스란히 재고부담으로 돌아온다.

인문학 서적 등 초판 인쇄량 판매가 어려운 분야의 책은 출판사가 손해를 감수할 각오를 하지 않고는 독자와 만나기 어렵다.

홍보물 등의 경우 초기 인쇄량은 1000부 이상이다. 인쇄업체가 손익을 맞출 수 있는 최소 인쇄량이 1000부 정도기 때문이다.

중소 규모의 홍보물이 필요한 중소기업 등은 인쇄단가를 맞추기 위해 필요한 수량보다 많은 인쇄물을 주문할 수 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쇄 시장 규모는 4조7000억원이며 올해는 5조원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출판이 불황이라기 보다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산업으로 변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하고 있다. 재고관리 등의 산업측면에서 비용절감 해법을 찾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위기가 왔다는 지적이다.

◆ 디지털 인쇄, 다품종 소량 생산 유리…컬러 인쇄 강점=

이같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 디지털 인쇄가 부각되고 있다. 

인쇄시장에서 말하는 디지털 인쇄는 디지털 고속출력 장비를 통해 전통적인 인쇄방식으로 인쇄물을 생산할 수 없는 인쇄물이나, 할 수는 있지만 비용이나 납기, 물량 등의 이유로 인쇄하기에는 부적합한 인쇄물들을 디지털 방식의 장비를 통하여 인쇄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디지털 인쇄는 모든 인쇄 과정의 디지털화해 기존 옵셋 인쇄 방식에 비해 유지비용을 포함한 실제운영비용을 옵셋 인쇄기 보다 3분의1로 줄일 수 있다. 기기 도입비용도 기존 옵셋 인쇄기보다. 30~50% 저렴하다. 특히 인화 수준의 컬러 인쇄 품질을 갖고 있다. 

한국학술정보 채종준 대표는 "인쇄시장이 불황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첫째가 판매가 안되는 것이고 두번째는 재고문제다"라며 "디지털인쇄의 가장 장점은 필요한 양을 그때 그때 생산할 수 있다는 온디맨드(On Demand)다"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인쇄 전과정을 100% 디지털화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본격적인 출판사업을 전개해 매년 1000여종의 단행본을 출간했다. 

시장에서 많이 팔리지 않는 학술서적 등이 중심이지만 순익을 올리고 있다. 단행본 당 재고를 평균 20권 이하로 유지하고 시장 상황에 맞춘 즉각 인쇄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옵셋 인쇄는 1000장이 인쇄된 뒤에 제본 등 후가공에 들어갈 수 있지만 디지털 인쇄는 1권 단위로 인쇄되기 때문에 완성본을 얻기 위한 시간도 기존 대비 50% 정도 빠르다. 물론 아직까지 1000부 이상을 인쇄할 때는 기존 옵셋 방식이 비용절감 측면에서 유리하다. 

◆한국HP, 인디고 시리즈로 디지털 인쇄 시장 공략=

디지털 인쇄 시스템은 한국HP 한국후지제록스 등이 공급하고 있다. 특히 한국HP는 인디고 시리즈를 내세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HP가 지난 8월 국내 출시한 HP인디고 프레스 3500은 일반 상업인쇄와 기업 내 프린팅 회사를 위한 고품질의 디지털 프린터다. 인디고 프레스 3050및 5000의 성공을 바탕으로 개발된 HP인디고 프레스 3500은 HP일렉트로 잉크의 우수한 액체 전자사진(LEP) 기술로 옵셋 인쇄와 같은 느낌을 주는 프린트를 구현한다. 매월 컬러 100만 페이지, 단색 250만 페이지 프린트를 할 수 있으며 용지 조정이 필요없다. 

올 12월 출시 예정인 인디고 프레스5500은 잉크를 교체시 프린터 사용을 거의 중지시키지 않으며, 이미지 해상도를 최고 1200dpi 까지 높일 수 있다. 인화방식 사진출력과 가까운 품질을 구현할 수 있다. 매월 컬러 150만 페이지, 단색 500만 페이지 프린트를 할 수 있다. 

아마존닷컴은 지난 2006년 12월부터 HP 인디고 프레스 제품을 도입해 주문형도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문형도서시장은 지난해 약 200억 도서 페이지에서 2009년에는 380억여 페이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디지털 인쇄 도입에 대한 걸림돌로 고가의 장비와 국내 디지털업체의 프리미엄 전략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도입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기기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영세 인쇄업체들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디지털 인쇄 업체들이 턱없이 높은 가격을 사용자에게 전가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인쇄를 의뢰하기 꺼려한다"며 "미국 일본 등에 비해 거품이 많다"며 저변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조언했다.

* 기사원문보기 : http://www.ddaily.co.kr/news/news_view.php?uid=28579